그레이시 주짓수 차이 - geuleisi jujis-su chai

주짓수를 시작하려는 이유는 다양하다. 강해지고 싶어서, MMA시합을 하고 싶어서, 살을 빼고 싶어서. 이유가 무엇이든 마음을 먹었다면 우선 체육관을 골라야 한다.

1. 체육관 선정 팁

 1.1 네트워크

  주짓수에는 다양한 네트워크(혹은 유파)가 존재한다. 아마 그저 주짓수 기술을 익히고 싶다, 는 사람에게는 그런 거 알아서 뭐해, 라고 생각될 정보기도 하지만, 주짓수를 하다보면, 결국 알게 된다. 적어도 자신이 어떤 네트워크의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정도는 알아두는 편이 여러모로 좋다. 

1.1.1 그레이시 주짓수 

 원래 주짓수는 브라질의 그레이시 가문에서 시작되었다. 그래서 전세계적으로 도 회원수가 많고 "본가" 취급을 받는다. 유튜브에는 헤너 그레이시(Rener Gracie) 의 동영상이 많은 편이다. 특징은,

- 주짓수의 호신술(Self Defence) 적인 성격을 강조하며,

- 블루벨트 승급이 온라인으로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주짓수는 원래 그래플링(타격이 없는 관절기 위주의 바닥에서 뒹구는 무술) 규칙에 제한되는 무술이 아니었다. 따라서 상대방이 언제든지 가격을 할 거라는 점을 인식하고 그에 따른 거리 조절이나 방어를 염두에 두고 나온 기술들이었다. 그레이시 주짓수는 이 점을 강조하여, 여러 가드 상태에서 상대의 펀치가 닿는 거리, 닿지 않는 거리에서의 전략이 달라야 함을 강조한다.  이런 노력의 성과인지, 유투브에 보면 군인들을 대상으로 특별 세미나를 진행하는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youtu.be/b8-usXVkF_U

헤너 그레이시와 국내 블랙벨트 스파링 영상

 그런 그레이시 가문의 기술이 효과적인지는 둘째치고 타격가와의 겨루기를 상정한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 사실, 최근의 주짓수(모던 주짓수라고도 한다)의 경향은 스포츠 주짓수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대신 화려한 기술(베림보로)을 선보임으로써 보는 재미가 있다고 할까. 상대가 절대 나를 때릴 수 없다는 룰 안에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다 보니, 만약 이때 상대가 나를 발로 찬다면,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한다면, 같은 상황에 대한 고려 자체가 거의 없는 편이다. 

 따라서 나는 주먹질 하는 상대도 제압할 수 있는 무술을 원한다, 고 하면 그레이시로 가는 게 맞다. 단점은 가격이 좀 세다. 본가 프리미엄이라고 할까. 근데, 특이하게도 온라인 코스가 있어서 그레이시에서 제안하는 36가지 콤비네이션 기술을 온라인으로 숙달하고 영상을 찍어서 보내면 온라인으로 확인해서 블루벨트로 승급 시켜준다. 이게 좀 논란이 있는데, 과연 그런 식으로 연습한 사람을 블루벨트를 줘도 되느냐 하는 건 나 역시 의문이다. 

1.1.2 존프랭클 네트워크

 한국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주짓수 네트워크 중의 하나다. 연세대학교의 존 프랭클 교수가 한국에서 교수 생활을 하면서 연세대에 주짓수 동아리를 만들어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한 게 시작이다. 존 프랭클 교수가 그레이시 가문에서 블랙 벨트를 사사받았으므로 넓게 보면 그레이시의 일파라고 할 수도 있지만, 상기에 기술한 그레이시 가문의 현재 프로그램 방식을 따르진 않는다. 온라인 프로그램 이수 같은 거 없고, 도장에 나가서 관장님에게 블루 벨트를 받아야 한다. 

다만, 뿌리가 그쪽이라 존프랭클 교수의 유투브 기술 영상 같은 걸 보면, 거리감을 상당히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알 수 있고, 또한 베림보로 같은 모던 주짓수 기술 보다는 좀더 클래식한 기술 위주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최근의 주짓수씬과는 약간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youtu.be/Tol_pBkpsBI

존프랭클 교수의 주짓수 테크닉 설명 영상

내가 다닌 도장도 존프랭클 계열인데(두 군데 다녔는데, 두 군데 다 존프랭클) 네트워크가 큰 만큼, 이사를 가거나 해서 도장을 옮겨도 주변에 존 프랭클 도장이 있을 가능성이 많다. 게다가 주짓수는 한 번 시작하면 기본 3,4년은 해야 왠만큼 맛을 보는 운동이다보니, 지나치게 소규모 네트워크는 나중에 선택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1.1.3 본주짓수

주짓수 가드 기술 가운데 "데라히바 가드"라는 기술이 있다. 사실 이건 이제 기술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기본 동작화 되어 버린 느낌이 있다. 데라히바 가드에서 사용하는 훅(다리로 상대방 다리를 거는 것)을 데라히바 훅이라고 하는데, 이를 활용하는 동작이 어마어마하게 많기 때문이다.  이 기술을 히카르도 데라히바라는 사람이 만든 것으로 본 주짓수는 바로 이 데라히바에게 블랙벨트를 받은 이정우 관장이 만든 네트워크다. 

홈페이지(//www.bonjiujitsu.com/)를 통해 확인해보니,  전국적으로 36개 지부가 존재한다고 한다. 아주 크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데라히바의 사사를 받았다고 하는 아우라가 있달까(개인적인 생각이다). 이정우 관장님은 데라히바와 함께 기술 관련 서적도 벌써 두 권이나 출간했다. 상당히 꼼꼼하게 잘 정리된 책들이다. 

 무엇보다 사진이 세세해서 동영상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주짓수의 동작에 익숙한 사람들은 포인트를 이해할 수 있게 구성이 되어 있다. 

//aladin.kr/p/QUC3a

데라히바 주짓수 테크닉 170

데라히바 주짓수 테크닉 170가지를 담았다.

www.aladin.co.kr

//aladin.kr/p/Pecbv

BRAZILIAN JIU-JITSU

주짓수 기술서. 브라질리언 주짓수를 시작하시는 분들이 충실한 길라잡이로 활용할 수 있도록 주짓수의 기초와 기본기를 체계적으로 다루었고, 본주짓수 이정우관장의 전문적이고도 상세한 설명과 각 포지션별 핵심 ...

www.aladin.co.kr

원래는 큰 관심이 없다가 상당히 꼼꼼한 책 구성을 보고 흥미를 가지게 된 네트워크였다. 

1.1.4 와이어 주짓수

이곳에서 배우다 오신 분이 도장에 계셨는데, 압박 주짓수를 잘했다. 결국 우리 도장에서 좀 스타일을 바꾸긴 했다. 홈페이지(//m.blog.naver.com/PostList.nhn?blogId=ledzp1)에 들어가보면, 국내 최대의 네트워크라고 하는데, 어느 정도 규모인지는 모르겠다. 아마 이름을 좀 들어본 것으로 보아 그래도 작은 규모는 아닐 것 같다. 

1.1.5 이희성 주짓수

이희성 관장은 존프랭클 교수의 제자다. 거의 초기 제자로 알고 있다. 연세대 동호회 시절의. 그 뒤로 갈라서고는 독자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한다. 

1.1.6 블루드래곤 

이쪽 관련 체육관이 폐업하는 바람에 우리쪽 도장으로 몇 분 건너와서 몇 개월 정도 같이 운동을 했다. 모두 실력이 괜찮았고 열심히 하는 분들이었다. 그런데 끝까지 다니지는 못하고 다른 곳으로 간 건지 운동을 그만 둔건지 언젠가부터 안 보이게 되었다. 

결론.

국내에는 정말 많은 주짓수 네트워크가 있다. 주짓수 자체도 생소한데, 거기다 네트워크라니 아 골 아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나도 별로 관심이 없다가 운동을 1년 이상 하면서 흠, 내가 운동 하던 곳이 이런 곳이었군 하고 조금씩 알게 되었다. 테니스나 축구와는 달리 규칙 자체가 좀 느슨하다보니, 같은 주짓수라고 해도 도장마다 네트워크마다 방식이 다르다. 주짓수씬에서 즐겨 사용하는 표현을 빌자면 "디테일이 다르다". 

그리고 분위기도 달라서 정말 쎄게 하는 곳도 있고, 기술 위주로 부드럽게 하는 곳도 있다. 이건 네트워크 차이라기 보다는 도장 분위기가 큰 것 같다. 만약 도장의 어떤 분위기, 예를 들어 너무 과도한 친목을 강요한다든가 하는 점이 마음에 안든다면, 주짓수 도장은 전부 이런가 보다 하고 마음을 접기 전에 몇 군데 더 살펴볼 것을 권한다. 자신과 잘 맞는 도장에서 운동을 하기 위해 여러 도장을 다녀보는 것은 좋은 전략이다. 

어차피 오랫동안 운동해야 하는 데 마음에 들지 않는 곳에서 고생할 필요가 없다. 간혹, 어떤 네트워크가 최고야 라고 이야기하며 서로 경쟁하는 경우가 있는데, 나는 나같은 생활 주짓수인에게 네트워크란 엄마표 집밥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엄마가 만들어준 집밥이 가장 맛있듯이, 자신이 속한 네트워크가 제일 좋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니 누구 엄마가 요리를 더 잘하고, 한식조리사 자격증이 있니 없니 싸울 필요가 없다. 밥만 맛있으면 된다.

한가지 추가로 개인적인 팁을 말하자면, 회사를 다닌다면, 회사가 가깝거나, 집이 가까운 도장이 최고다. 모든 운동에 이건 공통인거 같다. 동선안에 들어오는 곳이라야 손쉽게 그리고 길게 다닐 수 있다. 

다음 글에선 다른 준비물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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