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콘센트 소리 - byeog konsenteu soli

어느 날 집에 들어왔는데, 현관의 조명이 자동으로 켜지지 않는다면?

그리고 누전차단기의 특정 스위치가 내려가 있다면?

분명 무슨 집안 전선의 어딘가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누전차단기가 이를감지하고 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전기를 차단한 것일테니....

혹시나 해서 다시 내려간 스위치를 올려보니, 방 어딘가에서 지지직, 지직 하는

불길한 소리가 계속 들려오기 시작한다.

인터넷 검색을 하니, 특정 전기기구를 꽃을때 소리가 난다느니,

멀티탭에서 소리가 난다느니 하는 문의가 많은데

이 경우는 다르다. 그것보다 더 심각합을 직감할 수 있었다.

아무것도 꽃지 않았음에도, 그냥 누전차단기를 올려서 전기가 통하는 상태만 되면 소리가 들려온다.

뭔가 불길하고 재수 없는 소리가.........그것도 벽 속에서......

당시 촬영된 영상. 불을 켜는 것도 조심스러워서 꺼 놓은 채 찍었다. 들리시나요. 선명한 지지직 소리.

"안되겠네. 이건... 사람 불러야 돼~"

DIY를 생활화 하는 사람일지라도, 할 수 있는 게 있고, 할 수 없는 게 있다.

어지간한 건 다 스스로 고치고, 스스로 설치하는 걸 원칙으로 하고 그렇게 살아왔지만,

이번 경우는 전문가의 도움을 필요로 했다. 내가 전기,전자쪽 전공이 아니라 이런것까진....

그리고 이런 전기 배선 문제는 한전에 문의해도 아무 소용 없다.

한전은 전기 수급에 관한 문의만 받는다.

당신이 전기세를 안내서 전기가 끊겼는데, 납부 했으니 빨리 재공급해달라는 것 같은 요청 말이다.

실제로 한전에 전화를 해 보기도 했지만, 에약전화만 30통 가까이 밀려있는 상태라

도저히 통화가 불가능했다.

조명가게 = 전기공사 업체?

이런 경우는 전기공사 업체에 문의해야 한다.

사설 전기공사 업체는 우리 주변에 많이 있다.

특히 조명가게가 많은데, 그런 조명가게 사장님들의 경우 전기 기술을 갖고 전기공사를 병행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물론 100%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높은 확률이다.

나 역시 [(지역) 전기공사]로 검색하니 몇 개가 나왔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데 연락해서 그리 오래지 않아 도착한 수리기사분.

나이가 50대 후반에서 60 가까이 되어보이시는 어르신이었다.

문제의 소리를 듣자마자 바로.

"이건 전선이 타는 소리입니다."

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려간 누전차단기로 인해 차단된 전기콘센트가 어디어디인지를 파악한 후

어느 구간의 전선에 문제가 있는지 진단하는게 가장 첫 단계였다.

그리고 원인 지역이라 진단내려진 부분의 전선을 당겨 보니

시커멓게 타서 끊어져버린 벽 속 전선

새카맣게 타 있다.

저 지지직 소리는 전선이 타는 소리라던 기사분의 진단이 맞았다.

심하게 탄 부분은 조금 세게 당기자 끊어져버렸고,

아직 끊어지진 않았지만 위험한 부분이 또 몇 군데 있었다.

멀쩡한 부분과 비교해보니.... 탄 게 확실하게 보이는가?

그럼 전선이 타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것에 대해서 그 기술자분의 답변은

1.벽 속의 습기와 반응해서 불꽃이 일어나고 그게 반복되다보면 타오른다.

2.공사대금을 남기기 위해, 저가의 전선을 사용한 것이 원인이 될 수 있다.

3.전선을 험하게 다룰 경우.

예를 들면 공사시에 발로 밟거나 시멘트 벽에 긁히는 등의 작은 흠집이 점점 커져서 그럴 수 있다.

대략 이런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전선을 뽑아내니 실제로 방바닥에 물도 같이 떨어졌다.

전선을 따라나와 바닥에 떨어진 구정물 몇 방울.

하단의 새카맣게 타 버린 게 기존의 전선.

그리고 저 벽에 꽃혀져있는 파란색과 하얀색의 선이 이번에 새로 교체할 새 전선이다.

아래의 밧줄같은 두꺼운 선은, 저 얇은 전선들을 벽에 밀어넣어서 원하는 지점까지 통과시켜주는

가이드 역할을 한단다.

까맣게 타서, 당기니까 힘없이 끊어지던 전선. 만약 안 고쳤으면 큰일 났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누전차단기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안전장치인지 이번기회에 새삼 실감하게 되었다.

신축건설하고 새집일때부터 살았는데, 15년되니 이런 일도 발생하네.

이 굵고 단단한 선은, 새로 교체할 전선을 벽 속으로 밀어넣는 가이드 역할을 한다

수리비 견적은 총 10만원이 나왔다.

일단 부르기만 해도 기본출장비만 5만원이라 한다.

전혀 안중에도 없던 지출이 생겨버리니 마음이 쓰리지만, 어쩌겠는가?

선택권이 없는 걸..

한편으론 위에서 이야기했다시피 이 집은 15년전에 지어진 집이라서 당시엔 다 깜박이는 형광등이었다.

방, 부엌, 거실 등등 해서 그걸 LED로 제가 다 교체를 했었는데,

그것도 사람을 불렀으면 돈이 대체 얼마나 깨졌을까 생각하더니... 역시 DIY가 개이득이긴 하네. 생각이 든다.

물론 전지 ,전자 전공한 분들은 이런 것도 스스로 해결할 수도 있다더라.

하지만 역시 DIY 로 가능한 건 스스로 해결하되, 안 될 거 같은 건 욕심부리지 말고,

전문가의 손길을 빌려야 한다는 것.

그 기사분은 또 다른 가정으로 출장을 가시던데, 참 전문기술이란게 좋구나 생각이 든다.

나이 환갑이 넘어서도, 이렇게 활발히 경제활동을 하는걸 보니,

1시간 남짓한 시간에 10만원이면 한달이면 얼마나 버실까?

저 분은 몸이 성한 이상 굶은 걱정은 안하시겠구나 하는 생각이......

불황도 없겠지요. 외식이나 그런건 비싸면 허리띠 졸라매고 아끼고 살겠지만,

집안 전기에 문제가 있다면 그건 선택의 여지가 없이 반드시 고쳐야할 할테니까 말이다.

아무리 아끼고 아껴도, 다치거나 병들어서 몸이 아플 때 병원 가는 걸 선택하진 못하는 것처럼.

물론 그 경지와 자격에 이르기까지 필요했던 그 분의 노력을 폄하할 생각은 없다.

Toplist

최신 우편물

태그